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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않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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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워라의 댓글 1건 조회 2,798회 작성일 18-10-17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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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그람 대위는 "불굴" 함이 하이퍼 드라이브를 빠져 나오자마자 요강을 향해 달려 갔다. 
록솔라인인 장교인 토그람은 이 때마다 치밀어 오르는 욕지기를 느끼는 게 다반사였다. 
그는 완전히 진이 빠져 요강을 들어올렸다.
 
구토가 끝나자 토그람은 요강을 내려놓고는 눈물이 줄줄 흐르는 두 눈을 부드러운 회갈색 모피로 덮인 팔뚝으로 닦아냈다. 
"신들께 저주받을 놈들!" 토그람이 외쳤다. "왜 함장들은 이짓거리를 하기 전에 우리에게 경고하지 않는거야?" 
토그람의 부하 몇몇이 좀 더 신랄하게 그의 말에 화답했다.
 
그 때, 상황병이 복도를 내달려왔다. "지금 일반우주로 복귀했다고 합니다!" 그 젊은 녀석은 꽥 소리 지른 뒤 다른 방으로 내달렸다. 
욕설과 야유가 그 뒤를 따랐다. "아으 제기랄!" "거 알려줘서 고맙수!" "조타수 놈들에게나 말해줘. 놈들은 듣지 못한거 같으니까!"
 
토그람은 한숨을 내쉬고는 그 나름의 방식으로 짜증스럽게 주둥이를 긁었다. 
그는 장교로서 다른 병사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했다. 그는 이런 책임감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만큼은 젊었지만, 
그와 동시에 토그람 자신보다 두 배는 많이 복무한 자들에게서 너무 많은 걸 바래서는 안된다는 걸 알만큼은 오래 복무했다. 
보통 높은 계급의 장교들은 오랜 혈통이나 돈으로 이들을 다뤘다.
 
다시 한숨을 내쉬며 토그람은 요강을 틈새에 쑤셔 넣었다. 
금속 뚜껑을 덮어두자 냄새는 좀 덜했다. 우주 항해를 시작한지 16일째, 
불굴함은 분뇨와 상한 음식, 퀴퀴한 체취 같은 악취로 진동했다. 록솔라인 함대 누구도 이보다 나을 수는 없었다. 
론솔란이 아니라 다른 누구라도 말이다. 별들 사이를 항해하는 건 그저 이와 같을 뿐이다. 
악취와 암흑은 병사들이 왕국을 확장하기 위해 치른 대가였다.
 
토그람은 랜턴을 집어 들고서 슬슬 흔들어 내부에 들어있는 방광충(放光蟲)을 깨웠다. 
놀란 방광충들이 은빛으로 빛났다. 대위가 아는 다른 몇몇 종족들은 자기 배를 횃불이나 초로 밝힌다고 들었다. 
하지만 방광충들은 비록 띄엄띄엄 빛나긴 하지만 그보다 훨씬 적은 공기만으로도 충분했다.
 
조심스러운 군인인 토그람은 빛이 계속되는 동안 무기를 점검했다. 
그는 자신이 지닌 권총 네 자루를 항상 장전해두고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두었다.
착륙 작전이 시작될 때 권총 한 쌍은 벨트에 차두었고, 다른 한 쌍은 각각 부츠 위쪽에 차두었다. 
토그람은 자기 검에 대해서는 그보다 더 공을 들여 관리했다. 언제나 습한 선내 환경은 칼날에 좋지 않았다. 
물론 토그람은 항상 녹이 슨 곳이 있나 확인하고 깔끔히 닦아두었다.
 
레이피어에 광을 내던 토그람은 이 새 항성계가 어떨지 궁금했다. 
그는 부디 거주 가능한 행성이기를 빌었다. 불굴함에 남은 공기는 록솔라인이 차지한 가장 가까운 행성으로 돌아가기에 
너무 빠듯할지도 모른다. 이는 성간여행자가 감수해야 할 위험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가 향하는 항성계는 거성은 아니었다. 
작은 노란색 항성은 보통 생명이 자라는 행성 한 두개로 그들을 인도하곤 했다.
 
그는 가급적 이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걱정이란 마치 치통처럼 한번 자리를 잡으면 도무지 사라질 줄을 몰랐다.
그는 짚 더미로 만든 잠자리에서 일어나 조타수들이 무얼 하나 보러 갔다.
 
 
 
늘 그렇듯 조타수 란시스크와 그의 도제인 올그렌은 관측경으로 쓰도록 훈련 받은 불굴함의 망원경이 
품질이 나쁘다고 불평하고 있었다. "그만 좀 징징거리게." 토그람이 문가에서 그들을 흘겨보며 말했다. 
"최소한 자네들은 앞을 볼만한 빛은 있잖아." 너무 오랫동안 방광충 랜턴에 의존한 나머지 토그람은 
관측실에 들어가기 전에 쏟아져 들어오는 거친 태양광에 눈을 적응시켜야 했다.
 
올그렌의 두 귀는 성가시다는 듯 뒤로 향했다. 란시스크는 그보다 더 나이 많고 조용한 사내였다. 
그는 자기 손을 도제의 팔뚝에 올렸다. "네가 토그람이 하는 험담을 다 들어주다 보면 뭘 할 시간이 남지 않을 게다. 
토그람은 알에서 나온 이후로 줄곧 문제아였으니까. 안 그런가 토그람?"
 
"멋대로 지껄이라지." 토그람은 주둥이가 하얀 수석 조타수를 좋아했다. 
다른 조타수와는 달리 란시스크는 자기가 마치 신들께서 짜신 섭리에서 특별한 일을 맡았다는 것처럼 행동하지 않았다.
 
올그렌의 몸이 갑자기 굳어지더니 그 뭉뚝한 꼬리 끝을 떨었다. "이 항성계에는 행성이 있습니다!" 그가 외쳤다. 
"어디 보지." 란시스크가 말했다. 올그렌은 자기 관측경에서 물러났다. 
두 조타수는 서로 밝은 항성을 조사하며 저 둥근 물체들이 실제로 행성인지 확인하려 했다.
 
"이거 행성이로구먼." 한참 뒤에 란시스크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맞는 행성은 아냐. 이렇게 누렇고 줄무늬가 있는 행성은 언제나 대기에 독성이 있지. 그것도 너무 많이 말이야." 
올그렌이 낙담하는 모습을 보며 란시스크는 덧붙였다. "그렇다고 완전히 허탕인건 아니야. 
저 행성과 항성을 따라 선을 그려 찾다 보면 곧 다른 행성도 찾을 수 있을 테니까 말이야."
 
"어디 한번 해보게나." 토그람은 그가 볼 수 있는 다른 별보다 훨씬 밝아진 붉은 별을 가리키며 말했다.
 
올그렌은 건방진 태도로 자기 일에 대해서 아마추어보다는 잘 안다고 중얼거렸지만, 
란시스크가 날카롭게 입을 열었다. "얌마, 대위는 너보다 더 많은 행성을 봐 왔어. 대위 말대로 해." 
맥없이 귀를 축 늘어뜨린 올그렌은 그 말을 따랐다. 그러나 그의 불쾌함은 곧바로 사라졌다. 
"녹색으로 덮여있는 행성입니다!" 올그렌이 외쳤다.
 
란시스크는 자기 관측경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려 했지만 너무 느렸다. 
그는 허겁지겁 도제를 밀치고서 관측경의 초점을 맞춰 상을 확대했다. 올그렌은 양 발로 깨금발을 뛰고 있었다. 
진흙같은 갈색 모피는 자신이 본게 정말 사실인지 알고 싶은 조급한 심정으로 부풀어 올랐다.
 
"그럴지도 모르겠군." 고참 조타수가 말하자 올그렌의 얼굴이 환해졌지만 이어지는 란시스크의 말에 다시 축 가라앉았다.
"하지만 물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는 않아. 만일 우리가 더 나은 걸 찾지 못한다면 한번 가봐도 좋겠지만, 
다른 행성을 좀 더 찾아봐야겠어."
 
"거 루오프에게는 아주 기쁜 이야기겠구먼." 토그람이 말하자 란시스크가 킬킬댔다. 
록솔라인인들은 새로운 행성의 대기를 조사할 때 루오프란 조그만 생물을 사용했다. 
만일 루오프가 비행정의 에어락에서 숨을 쉴 수 있다면 그 행성의 공기는 주인인 록솔라인인들에게도 안전하다는 식이었다.
 
조타수들은 여러 별들이 잇달아 초점을 가리자 짜증스럽게 그르렁댔다. 
잠시 후 란시스크는 관측경에 눈을 가져가댄 채로 몸이 굳어버렸다.
"여기 있군." 그가 부드럽게 말했다. "저게 바로 우리가 원하던 거야. 여기로 좀 와봐 올그렌."
 
"아, 네, 넵!" 그의 도제가 잠시 뒤 대답했다.
 
"슬레본 전쟁관께 가서 이를 보고 드리고 그분께 우리 함대를 제외한 하이퍼 드라이브 진동이 감지되었는지 여쭤보도록." 
올그렌이 허둥지둥 달려나가자 란시스크는 토그람에게 손짓했다. "여기 와서 직접 보게."
 
대위는 몸을 구브려 눈을 가져다 댔다. 검은 우주 너머로 란시스크가 말한 행성은 마치 록솔라처럼 보였다. 
깊은 감색 바다는 소용돌이치는 하얀 구름으로 덮여 있고 적당한 크기의 달이 그 주변을 돌고 있었다. 
불굴함이 항성보다 더 가까이 푸른 행성에 다가가자 양쪽 모두 반쪽으로 보였다.
 
"땅은 좀 관측됐나?" 토그람이 물었다.
 
"관측경에 비치는 상의 최상단을 바라보게. 극지의 얼음 층 아래쪽 말일세." 란시스크가 말했다. 
"물은 보통 저런 갈색이나 녹색을 띄지는 않지. 이 성계에서 다른 행성이 필요치 않다면 지금 바로 저길 향해야 할걸세."
 
그들은 올그렌이 돌아올 때까지 저 먼 행성을 조사하기 시작해 그 특징을 스케치하고 있었다. 
"어떤가?" 토그람은 이미 조타수 도제가 귀를 쾌활히 발딱 세운걸 알아차렸지만 일단 물어보긴 했다.
 
"저희 것을 제외하고는 이 성계 전체에서 하이퍼 드라이브 흔적이 없다고 하십니다!" 올그렌이 씩 웃었다. 
란시스크와 토그람 둘 다 올그렌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마치 그가 단지 소식을 전한 게 아니라 이 좋은 일을 직접 이루기라도 했다는 것처럼.
 
대위는 올그렌보다 더 활짝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일은 꽤 잘 돌아가고 있다. 
직업군인으로서 토그람은 상황이 좋다는 걸 완벽하게 보장할 수 있었다. 
만일 이 근처 누구도 하이퍼 드라이브를 만들지 못했다면 여기에는 아예 지적 생물체가 없거나 토착민들이 
여전히 원시적일 뿐이라는 뜻이었다. 화약에 대해서도 무지하고, 
비행정이나 다른 전투병기처럼 별들 사이에 퍼져 있는 기술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는 양손을 비볐다. 행성으로 강하할 순간을 기다리려니 애가 탔다.
 
 
 
 
벅 헤르조그는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우주에서의 네 달이 지났고, 
여행이 끝나려면 아직 다섯하고도 반 개월이 남았으니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지구는 그저 아레스 III호 너머로 밝게 빛나는 별에 불과했고 달은 더 흐릿하게 그 옆을 돌고 있었다. 
화성이 저 앞에서 밝게 빛나고 있었다.
 
"운동시간이야 벅." 아트 스나이더가 그를 불렀다. 다섯 승무원 중에서 그가 가장 참견쟁이였다.
 
"알았수 판쵸 나으리." 헤르조그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몸을 밀어 운동용 자전거로 향한 뒤 열심히 밟아댔다. 
처음에는 느릿느릿했지만 점차 강도를 더 세게 했다. 이렇게 하면 자유 유영으로 뼈에서 칼슘이 줄어드는 걸 막을 수 있었다. 
게다가 이건 고정 일과중 하나였다.
 
멜리사 오트는 지구에서 오는 뉴스를 듣고 있었다. "페르난도 발렌주엘라가 어젯밤에 죽었데." 그녀가 말했다.
 
"그게 누구야?" 스나이더는 야구팬은 아니었다. 하지만 헤르조그는 그랬고, 날 때부터 켈리포니아 팬이었다. 
"나 그 사람 옛 선수들 게임에서 한 번 본 적 있어. 우리 아버지랑 할아버지는 항상 그 사람 이야기를 하셨지." 
그가 말했다. "그 사람 나이가 얼마나 됐어 멜?" "79세." 멜이 답했다. "그는 항상 몸무게가 너무 나갔지." 
헤르조그가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맙소사!"
 
헤르조그는 논을 깜박였다. 아레스 III 호가 미국 우주 정거장에서 출발한 후 선내에 이처럼 흥분한 목소리가 울린 적은 없었다. 
멜리사는 레이더 스크린을 노려보고 있었다. "프레디!" 그녀가 외쳤다.
 
탐사선의 전자전문가인 프레데리카 린드스트롬이 좁아터진 샤워 공간에서 튀어나왔다. 
그녀는 물방울의 흐름을 뒤로 남겨둔 채 컨트롤 보드로 날아갔다. 그녀는 귀찮게 타월 따위로 몸을 가리지는 않았다. 
아레스 III 호에서 격식이란 이미 사라져 버린 지 오래였다.
 
멜리사의 외침은 클로드 조나드마저 그가 거의 온종일 틀어박혀 있던 자그만 생물학 실험실에서 고개를 내밀게 만들었다.
"뭔 일이래?" 그가 승강구에서 물었다.
 
"레이더가 맛이 갔어." 멜리사가 그에게 대답했다.
 
"맛이 갔다니 뭔 말이야?" 조나드는 화를 내며 답을 요구했다. 그는 모든 걸 숫자로만 따지는 짜증나는 인간들 중 하나였다. 
게다가 그는 다른 사람들도 항상 자신처럼 생각하리라고 믿었다.
 
"백 개쯤, 아니, 아마 백오십개쯤 되는 물체가 아무것도 없던 곳에서 갑자기 튀어나왔어."
 
조나드와 같은 병을 앓고 있긴 하지만 좀 증세가 덜한 프레데리카가 대답했다. "거리는 약 2백만 킬로미터 정도야."
 
"일분 전만 해도 없었다고." 멜리사가 말했다. "저것들이 나타나서 고함지른거야."
 
프레데리카가 레이더와 컴퓨터를 다시 맞추자 운동용 자전거에 앉아있던 헤르조그는 완전히 쓸모 없는 물건이 된 기분이 들었다. 
바위에서 수백만 킬로미터 떨어진 지질학자를 뭐에 써먹겠는가? 역사책에서 조차도 그의 이름은 남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화성원정대의 3번 승무원 따위는 기억하지 않는다.
 
그 동안 프레데리카는 점검을 끝마쳤다. "아무것도 잘못된 게 없어." 프레데리카가 말했다. 
그녀 자신과 장비 양쪽 모두에게 화난 것처럼 들렸다.
 
"지구에 알려줘야겠어 프레디." 아트 스나이더가 말했다. 
"이 짐승 같은 배를 착륙시켜야 할때 거짓말이나 하는 레이더를 달고 있을 수는 없잖아." 
멜리사는 이미 마이크에 대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휴스턴, 여기는 아레스 III다. 우리에게 문제가-"
 
광속으로 소식을 전한다 한들, 소식이 돌아올 때 까지는 몇 분이 걸렸다. 
기어가는 듯한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던 승무원들은 스피커에서 틱틱거리는 소리가 나자 펄쩍 뛰었다. 
"아레스 III, 여기는 휴스턴 통제소다. 신사 숙녀 여러분, 이걸 대체 뭐라고 말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도 그걸 봤다."
 
통신기에서는 여전히 뭐라뭐라 소리를 내고 있지만 더 이상 아무도 그것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헤르조그는 원시적인 반사작용 때문에 두피가 얼얼해지고 머리카락이 쭈뼜 서는걸 느꼈다. 흥분이 그를 관통했다. 
헤르조그는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 인류가 외계의 다른 종족과 접촉하는 걸 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저들에게 통신을 걸자고, 멜." 그가 다급히 말했다. 멜은 망설였다. 
"그래야 할지 모르겠어 벅. 그냥 휴스턴이 하라는 대로 해야 할 거 같은데."
 
"휴스턴은 좆이나 까라고 해." 헤르조그는 말하면서도 자신이 이토록 격렬히 흥분했다는 것에 놀랐다. 
"저 아래서 관료 놈들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낼 때까지 기다리려면 우리가 화성에 도착하고도 남을 거야. 
우리가 바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너는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순간을 쓰레기통에 집어 던질 셈이야?"
 
멜리사는 다른 승무원들을 하나하나 돌아보았다. 그들의 얼굴을 바라본 멜리사는 안심하고 안테나를 돌려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정체불명의 우주선단, 여기는 우주선 아레스 III호 입니다. 지구인들이 환영 인사를 전합니다." 그녀는 잠시 송신기를 꺼두었다. 
"우리가 아는 언어가 얼마나 되지?"
 
그들은 러시아어와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거기에 라틴어로까지 같은 내용을 반복했다. 
스나이더가 이상한 얼굴로 바라보자 프레데리카는 "저들이 얼마나 오래 전에 왔는지 누가 알겠어?" 라고 답했다.
 
지구의 답신을 기다리는 게 오래 걸린다면, 이들이 한 건 무한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 기분이었다. 
저 정체불명의 물체와 그들과는 광속으로 왕복 15초 정도의 거리였지만 답신은 여전히 지연되고 있었다. 
"저들이 우리 언어를 할 줄 모른다고 해도 말이지, 왜 저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야?" 
멜리사가 모두에게 물었지만 아무에게도 대답은 없었다. 외계인의 대답도 없었다.
 
그 때, 한 번에 하나씩 이상한 우주선들은 태양 쪽으로, 지구를 향해 잽싸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맙소사, 가속하고 있어!" 스나이더가 외쳤다. "저 배에는 로켓이 없어!" 그는 갑자기 무안한 표정을 지었다. 
"우주선에 꼭 로켓이 달려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말이야. 안 그래?"
 
아레스 III호는 그대로 우주에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그들은 태운 배는 무정히 화성으로 향하는 호만 궤도로 들어서고 있었다.
 
 
벅 헤르조그는 울고 싶었다.
 
 
 
 
 
 
록솔라 함대는 항상 연습했던 대로 새로운 행성의 극지대 중에서 육지가 많은 쪽의 대기권 위에 모여 있었다. 
모두가 같은 곳으로 모이도록 훈련 받았기 때문에 함대를 집결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지금 모여 있지 않은 배는 오로지 네 척뿐이었다. 정찰선은 허겁지겁 다른 쪽 극지대로 가서 그들을 데려왔다.
 
"어느 항해든 간에 물에 미친 놈들은 하나씩 껴 있다니까." 토그람은 조타수들에게 그 소식을 전하며 빙그레 웃었다.
 
토그람은 기회만 있으면 조타수들의 돔에 있으려고 했다. 
단지 햇빛 때문에 그런건 아니고, 다른 병사들과 달리 토그람은 그들이 차지할 행성에도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란시스크와 올그렌이 관측경에서 눈을 떼고 저 아래 세상의 지도를 스케치해서 지도를 만들 수 있도록 
품질이 괜찮은 종이와 깃펜을 가져 왔다.
 
"거 웃기는 행성이로구먼." 그가 이야기했다. "산불인지 화산인지 모르겠지만 행성의 어두운 면이 이렇게 밝은 꼴은 처음이야."
 
"저는 그게 도시가 아닌가 싶은데요."
 
올그렌이 란시스크를 도전적으로 흘끗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다고 하기에는 너무 크고 너무 밝아." 수석 조타수가 참을성 있게 말했다. 논쟁은 다른 때 하면 될 일이었다.
 
"올그렌, 이게 자네의 첫 우주여행 아닌가?"
 
"그런데요. 그게 어때서요?"
 
"그건 자네가 아직 충분한 지각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뜻이야. 
이젤록과 록솔라는 백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우주에서 보면 거의 보이지도 않네. 
우주 어디에도 그보다 밝은 곳은 없는데 말이야. 이 곳이 원시 행성이라는 걸 되새겨보게. 
저 아래 지적생물체가 있다는 건 인정하겠지만 아직 하이퍼 드라이브도 만들지 못하고 허덕이는 종족이 
이젤록보다 열 배나 더 큰 도시를 만들 수 있겠나?
 
"모르겠네요." 올그렌이 부루퉁하게 말했다. 
"하지만 달빛에 비춰보면 저 불빛들은 도시를 짓기에 딱 좋은 곳에 모여 있어요. 해안가나, 강가 같은 곳이요."
 
란시스크는 한숨을 내쉬었다. "저 녀석과 뭘 하는 건가 토그람? 저 녀석은 마치 자기가 모든걸 다 안다는 듯이 행동하지. 
도무지 들어먹질 않아. 자네 젊을 적과 똑같지 않나?"
 
"내 족부(族父)께서 날 깨우쳐 주실 때까지는 말이야. 어찌됐든 벌써부터 헛 기대를 품을 필요는 없네. 
곧 비행정들이 루오프를 데리고 내려가면 어찌될지 알 수 있겠지." 그는 코를 킁킁대며 웃다가 불현듯 정신을 차렸다. 
토그람은 부디 젊었을 적의 자신이 올그렌처럼 순진해 빠지지 않았기를 빌었다.
 
 
 
 
 
 
"외계함선 하나가 레이더에 잡혔다." SR-81의 조종사가 보고했다. "놈은 80000 미터 상공에서 계속 하강하고 있다." 그
는 기수를 올려 작전 상승 한도까지 고도를 높였다. 지금 대기권에 들어오는 우주선의 반절쯤 되는 고도였다.
 
"맙소사 제발, 사격하지 마라." 지상관제소가 명령했다. 이는 그가 이륙할 때부터 지휘부가 명령한 것이지만, 
고관들은 그가 이 명령을 잊어버리도록 놔두지 않을 셈이었다. 그는 그들에게 뭐라 할 수가 없었다. 
호전광 멍청이 하나가 전 인류를 영원히 파멸시킬 수도 있으니까.
 
"외계 선박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조종사가 조종석 전면에 방사되는 디스플레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잠시 후 그가 덧붙였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거 진짜 웃기게 생기는 배로군. 날개는 어디 갔어?"
 
"우리도 영상이 잡힌다." 지상 관제사가 말했다. "저들은 대기권내 장비에도 우주선과 같은 추진 방식을 사용하는 게 분명하다. 
부양 기능과 추진기능을 동시에 제공하는 듯 한데, 일종의 반중력 기술인 것 같다."
 
외계 함선은 다른 지상 신호들도 완전히 무시했듯이 여전히 SR-81을 무시하고 있었다. 
우주선이 점차 하강하는 동안 SR-81은 그 아래에서 원을 그리며 공중급유기로 재급유를 하러 갈만큼 오래 기다리지 않길 빌었다.
 
"한 가지 답은 나왔군." 그가 지상에 연락했다. "저건 전투함이다." 
평화적인 목적을 가진 장비라면 절대로 동체에 노려보는 눈을 그려 넣거나 동체 아래쪽에 송곳니가 잔뜩 돋은 으르렁거리는 입을 
그려 넣지는 않는다. 미공군 공격기들이나 저런 마킹을 그려 넣는다.
 
마침내 외계인들은 SR-81이 빙글빙글 맴돌고 있는 고도까지 내려왔다. 파일럿은 다시 지상으로 연락했다.
 
"저 외계 항공기 앞을 가로질러도 되겠는가?" 그가 물었다. "아마 저기 있는 모두 자고 있는 모양인데, 내가 한 번 깨워보겠다."
 
긴 침묵이 지난 뒤에야 지상 관제소는 간신히 이에 동의했다. "적대적인 행위는 금한다." 관제사가 경고했다.
 
"내가 뭘 할거 같은데, 가운데 손가락이라도 치켜들 것 같냐?" 파일럿이 중얼거렸지만 무전기는 꺼져 있었다. 
조종사는 우주선에서 500m 정도 떨어진 곳으로 가기 위해 SR-81을 끌고 길고 느린 턴을 수행했다. 
그는 가속으로 인해 조종석으로 밀려났다. 
비행기의 카메라 덕에 그는 작고 조그만 방풍창 뒤에 앉아있는 외계인 조종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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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호떡만두님의 댓글

호떡만두 작성일

이거 어떤건지 궁금했는데!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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